어떤 음식을 먹어야할까? diary


나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편이다. 이 고민은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하게되었다. 독립적인 생활을 하게되면 언제나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또는 사먹어야 한다. 음식을 먹는 순간은 항상 선택의 연속이다. 하지만 내가 원한다고하여 원하는 음식만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을 먹어야하는 순간 나와 함께 있는이의 의견도 고려해야한다. 그러다보면 원치 않는 음식을 먹어야하는 순간도 생긴다. 어쩔때는 시간 또는 귀차니즘이 내게 "아무거나"라는 음식을 권할때도 있다. 그 "아무거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함으로부터 음식은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만으로 전락해버리는 것이다. 

음식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게된 것은 2006년도 겨울 쯤 인도에 갔을 때부터였다. 그 곳에서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길에는 소들이 인간과 함께 자유로이 걸어다닌다. 소들의 표정이 한국의 소들과는 달리 굉장히 평화롭고 온화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이는 그럴수밖에 없는 풍경이다. 한국의 소들은 평생을 우리에 갇혀 살아야 하며 원치 않은 사료들을 먹어야 하니 성격이 포악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 곳에서 먹었던 육류를 손에 꼽아본다면 닭고기 하나 였던 듯 하다. 인간은 마음만 먹는다면 자급자족하며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 살며 편리한 소비를 하는데에 익숙해진 사람 중 진정으로 자급자족하는 삶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인도에 있을 때는 자급자족하는 삶이 가깝게 보였다. 수많은 채소들, 과실들이 길에 있었고 배고픈 순간에는 그것들을 먹으며 배를 채우며 살 수 있을 듯했다. 그러한 생활을 하니 과연 육식을 하며 사는 것이 꼭 필요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그에대한 생각은 더욱 깊어졌고 나는 채식을 하기 시작했다. 2007년 여름쯤에는 템플스테이에 갔었다. 그 곳에서 채소류를 먹으며 내 육신이 맑아짐을 느끼는 듯 하였다. 인도에서 만난 친구 중 내게 많은 영향을 준 친구 한명이 있는데 그 친구가 이러한 말을 했었다. "자신이 먹는 음식이 곧 자기자신이다." 그 말은 내게 큰 영향을 주었다. 몸 속을 청결하게해야 생각도 정갈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으며 내 생각은 더 확고해졌고, 도살장에 가보아 우리가 육식을 하기위해 범하고있는 행위에 대해 직접 보게 되었다. 육식을 나쁘다고만 비판할 수는 없지만 육식을 하기 위해 사회의 일부인 동물들 그러니깐 자유로울 권리가 있는 동물들을 무력으로 가두어 그들이 원치않는 음식을 먹게하여 살을 찌우게 하는 등의 그들을 괴롭게 가축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컸다. 그들을 도살하는 방법과 가축하는 방법부터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나만 원한다고하여 그 원하는 음식만을 먹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결국 나도 주변인들의 반응과 권유에 의해 채식을 멈추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음식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되고 있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기보단 순하고 자연스러운 음식을 먹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양상추

치커리


최근 날씨가 부쩍 더워지면서 입에 아삭아삭 씹히는 상큼한 음식들만 먹고싶어졌다. 며칠전엔 대학로에서 지인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어떤 음식을 먹을지 고민을 하였다. 초록 샐러드 종류가 먹고 싶었지만 특별히 샐러드를 전문적으로 하는 가게가 없어서 결국엔 샌드위치를 먹게 되었다. 파는 곳이 없으면 직접 만들어서 먹으면 되지 않는가. 그래서 그 날 저녁 집으로 가는 길에 바로 샐러드를 만들 재료들을 사게 되었는데 (샌드위치에 들어있던 야채들을 관찰한 기억을 끄집어내어) 제일 기본적인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 양상추, 치커리,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플레인 요거트 이렇게 다섯가지 종류의 재료를 샀다. 재료를 고르는 순간에는 재료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게 되고 재료와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게된다. 양상추와 치커리는 손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뜯고, 파프리카는 칼로 직사각형의 긴 길이로 잘랐다. 파프리카를 자를 때와 양상추와 치커리를 손으로 뜯을때의 소리가 싱그러운 느낌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두 귀와 코끝을 향긋하고 즐겁게 해주었다. 

최근 헨렌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이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그 책에 이러한 구절이 있다. "자연이 준 푸성귀를 대체할 식품은 없다. 끓이기, 굽기, 튀기기, 냉동, 건조, 염장, 저장 등을 거친 식품은 날것으로 먹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 튀기기보다는 끓이는 편이 좋다. 끓이기보다는 굽기가 낫고 그보다는 찌기가 더 낫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날것으로 먹는 것이다."



음식은 단지 먹는 순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역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풀을 뜯어먹고 사는 초식동물이 고기를 뜯어먹고 사는 육식동물보다 온순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나라는 생각으로 식습관을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직접 요리를 하는 즐거움(이는 최대한으로 간단한 요리를 말한다.)으로 원하는 음식을 먹으며 몸 속이 깨끗이 유지되는 생활을 하고싶다. 




덧글

  • 여경갤러거 2010/05/10 13:49 # 삭제 답글

    뭐든 우걱우걱 먹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지는군 ㅋ
    한 문화권을 오랜시간 형성한 곳에는 늘 고유한 식문화를 가지기 마련이고, 그 식문화는 그 문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 마련이지.미국의 경우 역사가 짧고 다민족이 모였기에 고유의 식문화가 없어서, 영양과 가치관에 의존한 기형적인 식문화를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결코 부럽지 않은 식문화가 있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음식을 먹는 다는 생각은 훌륭하지만, 생각만큼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균형을 잡길 바래. 삶을 살아가면서 음식은 정말 소중한 가치를 지니니까. 음식자체만이 아닌 음식을 통한 만남, 음식을 만드는 노동과 과정, 그리고 분위기 등등등. ^^
  • hyerin-ku 2010/05/10 23:28 #

    네넵-! :^) 좋은 충고 감사합니다.! 어느 하나에만 크게 기울어 지는 것이 아닌 균형 잡힌 생각을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좀 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디자인 이상으로) 가장 기본적이라 그냥 스치기 쉬운 의,식,주 부분에 있어 확실한 가치관을 가지며 살고싶어요.
  • catalytic 2010/05/11 02:08 # 답글

    너 진짜 저렇게 먹고 다녀? 짱인데! 난 오늘도 돼지갈비 먹고 왓는데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공격적인 성향이 있다는 말 생각하면서 고기를 계속 씹었어 ㅋㅋㅋ
  • hyerin-ku 2010/05/11 12:01 #

    요즘 집에서 자주 이런 식단으로 먹어-
    매번 싸다니기는 힘드니깐 밖에서 그러긴 어렵고-
    공격적이고 싶으냐- ㅎㅎㅎ
    난 지금 목감기때문에 목소리가 안나와...
  • 2010/05/13 12:2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hyerin-ku 2010/05/13 14:32 #

    누구? '-'
댓글 입력 영역